INTERVIEW
예전에 독일에 있을 때부터 아기를 낳는다면 가정출산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와서 첫째는 둘라와 함께 조산원에서, 둘째는 병원에서, 셋째는 드디어 꿈꾸던 가정에서 수중출산을 했어요. 자연스러운 출산을 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첫 출산에서 둘라로 이진미 선생님을 만났어요. 3일 내내 진통을 함께해주고, 운동으로 아기가 위치를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덕분에 산모를 도와주고 지지하는 둘라의 일에 매료되었어요. 어떻게 둘라로 일할 수 있는지 방법은 몰랐다가,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도울 기회가 생겨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제가 아는 모든 지식과 지지를 도움이 필요한 엄마들에게 주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어요. 살면서 가장 연약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에 의지를 돋우고 출산할 능력을 끌어올려 주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산모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만 집중했는데, 생각보다 산모와 깊은 유대를 맺을 수 있어서 좋아요.
원래 이야기 잘 안 하는데...(웃음) 승무원이었어요. 둘라랑 승무원이랑 비슷하더라고요. 밤낮없이 일하고, 불규칙한 생활을 하던 습관이 있어서 밤샘하는 건 편해요. 비행기에서도 주 업무는 비행할 때 승객을 편하게 케어해주고, 작은 상황이 생기면 도와주지만, 비행에 큰 문제가 생기면 기장이 책임지고 저희는 안전한 이륙을 하도록 돕는 역할이에요. 출산에서도 산모와 가족이 편안하도록 살피고, 의료 이슈가 있으면 의사 선생님을 불러서 해결하거든요.
승무원 시절과 다른 점 하나가 있어요. 제 모든 열정과 헌신을, 가족이 탄생하는 현장인 이 일터에 쏟고 있다는 거예요!
출산마다 달라요. 산모분이 포기하려고 하는데 제가 힘이 되어줄 때, 또 제가 걱정하고 있는데 산모가 I CAN DO THIS! 할 때요. 처음에는 다 힘들다고 하지만 아기 낳을 때는 평화로워져요. 몇 번째 출산이던 같아요. 그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해요. 아기 낳는 일은 경이로운 일이고, 그걸 옆에서 볼 수 있는 직업이라 정말 좋아요! 요즘 모유수유를 공부하고 있는데, 그래도 출산 현장을 떠나지는 못할 거 같아요. 엄마들과 함께 버티고, 울고, 웃고하면서 마침내 같이 행복을 느끼거든요. 엄마들과 한마음으로 출산해요.
생각보다 출산 후에 모유수유 문제를 많이 겪더라고요. 저는 세 아이 모두 별 이슈가 없었어서 왜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궁금했어요. 아기가 엄마 젖을 잘 무는 것까지 도와줘야 온전하게 도와줬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모유수유를 공부 중인데 생각보다 넓고 복잡한 세계예요. 할 수 있는 만큼은 공부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