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출산이 더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익숙한 환경에서 진통을 보내고, 먹을 수도 있고요. 첫째 아이도 자연스럽게 집에 함께 할 수 있어 둘째, 셋째 가정들에게 특히 좋다고 느껴요. 병원에서 출산을 하더라도 (진통 시간이 비교적 긴 첫 출산이고, 특이 사항이 없다면) 최대한 진통을 집에서 보내고 가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집이 주는 편안함을 최대한 누리는 거죠.
저희가 산후에 황달, 몸무게, 기저귀 개수도 매일매일 체크하거든요. 이렇게 누군가 관리만 잘해주면 산후에도 집에 머물고 싶은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이 아기가 건강하게 나오길, 그리고 축복받으면서 자라길 기도해요. 개인적으로는 두려움보다는 어떻게 축복을 해줄지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수술을 하든, 자연출산을 하든 모유수유를 잘 시작할 수 있게 돕는 일이요. 모유는 아기한테 필요한 완벽한 음식이거든요. 엄마에게도 이점이 많고요. 모유수유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니세프에서도 2025년까지 6개월 모유수유율 높이려는 노력을 지침으로 내렸어요. 공공기관 수유실 설치, 6개월 이상 출산 휴가, 배우자 휴가 보장, 분유 광고 없애기.. 등등 우리나라가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이 방향으로 점점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와 함께 출산한 아이들이 몸 건강히 자라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서 통일간호학을 공부 중이에요. 북한에는 구역마다 조산원이 1개씩 있고, 열성적인 조산사가 많다는 보고가 있어요. 그런데 북한은 모유수유율이 비교적 높지만, 2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도록 권고한다고 해요. 사람이 노동력이기 때문에 단유를 서두르도록 유도하는 거죠. 모유수유할 때는 다른 음식을 안 먹여도 되기 때문에 사망률이나 이환율이 낮지만, 이른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북한의 불충분한 시설로 인한 오염된 물 또는 영양의 부족으로 인해 사망률도 높아진다고 해요.
만일 통일이 된다고 하면, 이미 잘 하고 있는 것들을 보존하면서, 누군가 북한 조산사들을 모아서 재교육하고, 다시 현장으로 보내줄 사람이 필요하겠더라고요. 먼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런 역할을 하는 조산사가 되고 싶어요.